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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허선사 참선곡

♡꿈에서깨어나♡ 2016. 6. 22. 15:16

























경허성우 선사(1849~1912)





<경허선사 참선곡>

 

 

홀연히 생각하니 도시몽중(都是夢中)이로다.

천만고(千萬古) 영웅호걸 북망산 무덤이요.
부귀문장(富貴文章) 쓸데없다.

황천객을 면할소냐.

오호라, 나의 몸이 풀끝에 이슬이요, 바람속의 등불이라.

 

삼계대사(三界大師) 부처님이 정령히 이르기를 마음깨쳐 성불하여

생사윤회 영단(永斷)하고
불생불멸 저 국토에 상락아정(常樂我淨) 무위도(無爲道)를

사람마다 다할줄로 팔만장경 유전(遺傳)하니,

사람되어 못닦으면 다시 공부 어려우니 나도 어서 닦아 보세.
닦는 길을 말하려면 허다히 많건마는 대강 추려 적어 보세.


앉고 서고 보고 듣고 옷 입고 밥 먹으며 사람들과 대화하는 일체처 일체시에
소소영영(昭昭靈靈) 지각(知覺)하는 이것이 무엇인고?


 

몸뚱이는 송장이요, 망상번뇌 본공(本空)하고 천진면목(天眞面目) 나의 부처,
보고, 듣고, 앉고, 서고, 잠도 자고, 일도 하고, 눈 한번 깜짝할 새

천리만리 다녀오고

 

허다한 신통묘용(神通妙用) 분명한 나의 마음 어떻게 생겼는고?




의심하고 의심하되 고양이가 쥐 잡듯이, 주린 사람 밥 찾듯이,

목마른 이 물 찾듯이, 육,칠십 늙은 과부 자식을 잃은 후에 자식생각 간절하듯,

 생각생각 잊지말고 깊이 궁구하여 가되,

일념만년(一念萬年)되게 하여 폐침망찬(廢寢忘饌)할 지경에 이르면

대오(大悟)하기 가깝도다.


홀연히 깨달으면 본래 생긴 나의 부처 천진면목(天眞面目) 절묘하다.

아미타불 이 아니며, 석가여래 이 아닌가.

젊지도 않고 늙지도 않고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고 본래 생긴 자기 영광(靈光) 개천개지(盖天盖地) 이러하고 열반진락(涅槃眞樂) 가이 없다.
지옥 천당 본공(本空)하고 생사윤회 본래 없다.


선지식(善知識)을 찾아가서 요연(了然)히 점검을 받아 다시 의심 없앤 후에
세상만사 망각하고 수연방광(隧緣放曠) 지나 가되 빈배같이 떠놀면서
유연중생(有緣衆生) 제도하면 보불(報佛)은덕이 아닌가?

 

일체 계행(一切戒行) 지켜가면 천상인간 수복(壽福)하고,

대원력을 발하여서 항수불학(恒隧佛學) 생각하고,




동체대비(同體大悲) 마음먹어 빈병걸인(貧病乞人) 괄세말고,

오온색신(五蘊色身) 생각하되 거품같이 관(觀)을 하고,

바깥으로 역순경계(逆順境界) 몽중(夢中)으로 생각하여

희로심(喜怒心)을 내지 말고 허영(虛靈)한 나의 마음

허공과 같은 줄로 진실히 생각하여

팔풍오욕(八風五欲) 일체경계 부동(不動)한 이 마음을 태산같이 써 나가세.


허튼소리 우스개로 이날 저날 헛 보내고,

늙을 줄을 망각하니 무슨 공부하여 볼까.
죽을 때 고통중에 후회한들 무엇하리.

사지백절(四肢百節) 오려내고 머리골을 쪼개는 듯
오장육부 찢는 중에 앞길이 깜깜하니,

한심참혹(寒心慘酷) 내 노릇이 이럴줄을 뉘가 알꼬.



저 지옥과 저 축생(畜生)에 나의 신세 참혹하다.
백천만겁 미끄러지고 넘어지니 다시 인신(人身) 망연하다.
참선 잘한 저 도인은 앉아 죽고 서서 죽고 앓도 않고 선탈(蟬脫)하며,

 오래 살고 곧 죽기를 제맘대로 자재하며 항하사수(恒河沙數)

신통묘용 임의쾌락(任意快樂) 자재하니,

아무쪼록 이 세상에 눈 코를 쥐어 뜯고 부지런히 하여보세.


오늘 내일 가는 것이 죽을 날에 당도하니

푸줏간에 가는 소가 자욱자욱 사지(死地)로세.




이전 사람 참선할 제 마디 그늘 아꼈거늘 나는 어이 방일(放逸)하며

이전 사람 참선할 제 잠오는 것 성화하여 송곳으로 찔렀거늘 나는 어이 방일하며

이전 사람 참선할 때 하루 해가 가게되면 다리 뻗고 울었거늘 나는 어이 방일한고.



무명업식 독한 술에 혼혼불각(昏昏不覺) 지내가니, 오호라 슬프도다.
타일러도 아니 듣고 꾸짖어도 조심않고 심상(尋常)히 지나가니

희미한 이 마음을 어이하여 인도할꼬.



쓸데없는 탐심(貪心) 진심(瞋心) 공연히 일으키고

쓸데없는 허다 분별 날마다 분요(紛擾)하니 우습도다

나의 지혜 누구를 한탄할꼬.

 

지각없는 저 나비가 불빛을 탐하여서 저 죽을 줄 모르도다.

내 마음을 못 닦으면 여간계행(如間戒行) 소분복덕(少分福德) 도무지 허사로세.
오호라 한심하다.

이 글을 자세보아 하루도 열두시며 밤으로도 조금 자고 부지런히 공부하소.

 

이 노래를 깊이 믿어 책상위에 펴놓고 시시때때 경책하소.
할 말을 다하려면 바다같은 먹물로도 다 쓰지 못함이라.
이만 적고 그치오니 부디 부디 깊이 아소.
다시 할 말 있사오나 돌장승이 아이낳으면 그 때에 말하리라





--- 경허선사 법문  ---

                        (중노릇 잘 하는법)

   


대저 중노릇 하는 것이 적은 일이리요. 잘 먹고 잘 입기 위하여 중노릇 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 되어 나고 죽는 것을 면하고자 하는 것이니, 부처되려면 내 몸에 있는 내 마음을 찾아보아야 하는 것이니, 내 마음을 찾으려면 몸뚱이는 송장으로 알고 세상 일이 좋으나 좋지 않으나 다 꿈으로 알고 사람 죽는 것이 아침에 있다가 저녁에 죽는 줄로 알고, 죽으면 지옥에도 가고 짐승도 되고 귀신도 되며, 한없는 고통을 받는 줄을 생각하여 세상만사를 다 잊어버리고 항상 내 마음을 궁구하되, 보고 듣고 일체 일을 생각하는 놈이 모양이 어떻게 생겼는고?

모양이 있는 것인가 모양이 없는 것인가, 큰 가 작은가, 누른 가 푸른가, 밝은가 어두운가, 의심을 내며 궁구하되, 고양이가 쥐 잡듯 하며, 닭이 알 안듯하며, 늙은 쥐가 쌀 든 궤짝 긁듯 하여 항상 마음을 한군데 두어 궁구하여 잊어버리지 말고 의심하여, 일을 하더라도 의심을 놓지 말고 그저 있을 때라도 의심하여 지성으로 하여 가면 필경에 내 마음을 깨달을 때가 있을 것이니, 부디 신심을 내여 공부할지니라.

대저 사람 되기 어렵고, 사람 되어도 사나이 되기 어렵고, 사나이 되어도 중노릇하기 어렵고, 중이 되어도 부처님 바른 법을 만나기 어려우니, 그런 일을 깊이 생각하며, 부처님 말씀에 “사람이 된 이는 손톱 위에 흙 같고, 사람의 몸 잃고 짐승 된 이는 온 세상 흙 같다.” 하시고, 또 “사람의 몸 한 번 잃으면 억만년이라도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 하시며, 또 “항상 지옥에 처하기를 동산에 놀듯하며, 아귀 귀신이나 축생 되기를 내 집에 있듯 한다.” 하시며, 또 “한 번 성불하면 다시 죽도 살도 않고 다시 고생을 아니 받는다.” 하시니, 이런 말씀을 자세히 들어 생각하며, 또 이전에 권 선사라는 스님은 아침부터 공부하다가 해가 질 때면 다리를 뻗고 울면서 가로대, “오늘 해도 공연히 지내고 마음을 깨닫지 못하였다.” 하고, 날마다 그러한 이도 있다.

공부 하노라고 마음 지극히 먹은 이를 모두 적을 수 없으니 죽고 살기를 잊고 먹고 입기를 잊고, 잠자기도 잊고 공부하셨으니 우리도 그렇게 하여야 공부가 될 터이니 자세히 생각하며, 이전에 동산 스님이 글을 지어 가로대, “거룩하다는 이름도 구하지 말고, 재물도 구하지 말고, 영화스러운 것도 구하지 말고, 그럭저럭 인연을 따라 한 세상을 지내여서, 옷은 떨어지거든 거듭거듭 기워 입고, 양식은 없거든 가끔가끔 구하여 먹을지로다. 턱밑에 세 마디 기운이 끊어지면 문득 송장이요, 죽은 뒤에는 헛이름뿐이로다. 한낱 허황한 몸이 며칠이나 살 것이 관대 쓸데없는 일을 하느라고 내 마음을 캄캄하게 하여 공부하기를 잊어버리리요.” 하시니라.

내 마음을 깨달은 후에 항상 그 마음을 보전하여 깨끗이 하고 고요히 하여 세상에 물들지 말고 나아가면 한없는 좋은 일이 하도 많으니 부디 깊이 믿으며, 죽을 적에라도 아프지도 않고, 앓지도 않고, 마음대로 극락세계에도 가고, 가고 싶은 대로 가느니라.

부처님 말씀에 이르시기를, “남자나 여인이나 노소를 물론하고 이 법문을 믿고 공부하면 모두 부처가 되리라.” 하시니, 어찌 사람들을 속이리요. 오조 홍인대사 말씀에 “내 마음을 궁구하면 깨달을 것이니라.” 하시고, 맹세하시되 “너희가 내 말을 곧이 아니 들으면 세세생생에 호랑이에게 죽을 것이요. 내가 너희들을 속이면 후생에 지옥에 떨어지리라.” 하시었으니, 이런 말씀을 듣고 어찌 믿지 아니 하리요.

공부하는 사람이 마음 움직이지 않기를 산과 같이 하고, 마음을 넓게 쓰기를 허공과 같이 하고, 지혜로 불법 생각하기를 해와 달같이 하여 남이 나를 옳다고 하던지 그르다고 하던지 마음에 끄달리지 말고, 다른 사람의 잘하고 잘 못하는 것을 내 마음으로 분별하여 참견 말고, 좋은 일을 당하든지 좋지 아니한 일을 당하든지, 마음을 편안히 하여 무심히 가져서 남 봄에 숙맥같이 지내고, 병신같이 지내며, 벙어리같이, 소경같이, 귀먹은 사람같이, 어린아이같이 지내면 마음에 절로 망상이 없어지느니라.
 
설사 세상일을 똑똑히 분별하더라도. 비유하건대, 똥 덩이 가지고 음식 만들려는 것과 같고, 진흙 가지고 흰 옥 만들려는 것과 같아서 성불하여 마음 닦는 데 도시 쓸데없는 것이니, 부디 세상일을 잘하려고 하지 말지니라.

다른 사람 죽는 것을 내 몸과 같이 생각하여 내 몸을 튼튼히 믿지 말고 때때로 깨우쳐 마음 찾기를 놓지 말지니라. 이 마음이 어떻게 생겼는고? 의심하여 오고 의심하여 가되 간절히 생각하기를 배고픈 사람이 밥 생각하듯 하여 잊지 말고 할지니라.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일체 세상일이 다 허망하다.” 하시고, “중생의 모든 하는 일이 다 나고 죽는 법이라” 하시며, “오직 제 마음을 깨달아야 진실한 법이라” 하시니라.

술은 먹으면 정신이 흐리니 먹지 아니할 것이요. 음행은 정신이 갈려 애착이 되니 상관 아니 할 것이요. 살생은 마음에 진심을 돋우니 아니할 것이요. 고기는 먹으면 정신이 흐리니 먹지 아니할 것이요. 거짓말은 내 마음에 사심을 기르니 아니할 것이요. 도적질은 내 마음에 탐심을 더하니 아니할 것이요. 파와 마늘은 내 마음에 욕심과 진심을 돋우니 먹지 아니할 것이요. 그 나머지 일체 것이 내게 해로운 것이니 간섭치 말지니라.

목우자 스님 말씀에 “재물과 색에 앙화 됨이 독사보다 심하니 몸을 살펴 그런 줄 알아 항상 멀리 여윌지니라.” 하시니, 이런 깊은 말씀을 본받아 행하여야 공부가 순히 되느니라.

부처님 말씀에 “한 번 진심 내면 백만 가지나 죄가 생긴다.” 하시니, 제일 골내는 마음을 끊으라. 예전 스님네 말씀에 “골내는 마음으로 호랑이와 뱀과 벌과 그런 독한 물건이 되고, 가벼운 마음으로 나비와 새가 되고, 좀스러운 마음으로 개미와 모기 같은 것이 되고, 탐심 내는 마음으로 배고파 우는 귀신이 되고, 탐심과 골내는 마음이 많고 크면 지옥으로 가고, 일체 마음이 다 여러 가지 것이 되어 가나니 일체 여러 가지 마음이 없으면 부처가 되리라.” 하시니라.

착한 마음이 좋다 하여도 또 천당으로 갔다가 도로 떨어져 지옥이나 축생이 되어 가니 착한 마음도 쓸데없고, 일체 마음을 없애게 하면 다른 데로 갈 것도 없고, 마음이 깨끗하여 혼곤하지 아니하면 캄캄한 데로 가지 아니하니, 고요하고 깨끗한 마음이 부처 되여 가는 길이니, 내 마음을 항상 의심하여 궁구하면 자연 고요하고 깨끗하여 지나니 극히 고요하고 깨끗하면 절로 마음을 깨달아 부처 되느니라. 돌아가지 아니하고 곧은길이니 이렇게 하여 갈지니라.

이 법문을 가끔 보고 읽어 남에게 일러주면 팔만대장경 본 공덕과 같고, 그대로 공부하면 일생에 성불할 것이니, 속이는 말로 알지 말고 진심으로 믿어 갈지니라.

산은 깊고 물은 흐르고 각색 초목은 휘어져 있고, 이상한 새소리는 사면에서 울고, 적적하여 세상 사람은 오지 않는데, 고요히 앉아 내 마음을 궁구하니, 내게 있는 내 마음이 부처가 아니면 무엇인가? 듣기 어려운 좋은 법을 들었으니, 신심을 써서 할지니라.

마음을 너무 급히 쓰면 신병이 나고 두통이 나나니 마음을 가라앉혀 편안히 하여 가라. 조심하라, 억지로 생각하려 말고 의심을 내여 하라. 
 
* 경허 선사(1849~1912)는 조선 500년 동안 억불숭유로 인해 맥이 끊기다시피 한 선(禪)을 되살려낸 근대 선의 중흥조다. 원효, 보조 지눌 등과 함께 한국 불교 최고의 선지식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주색잡기를 가리지 않는 ‘막행막식’ 일화로도 유명했다. 주색잡기에 취한 승려들은 그를 팔아 자신의 행실을 정당화하기도 했다. 그래서 경허는 언행에 걸림이 없는 ‘최고의 선사’란 찬사와 함께, 한국 불교의 파계 관행을 조장한 파계승이라는 비판이 함께한다.





*경허선사 오도송 --


문득 콧구멍이 없다는 소리에 (忽聞人語無鼻孔)
삼천대천세계가 내 집임을 깨달았네 (頓覺三千是我家)
유월 연암산 아랫길에(六月燕巖山下路)
일 없는 들 사람 태평가를 부르네(野人無事太平歌)



*경허선사 열반송 --


心 月 孤 圓 ( 심월고원)
光 呑 萬 像 (광탄만상)
光 境 俱 忘 (광경구망)
復 是 何 物 (부시하물)


마음달 홀로 둥글어
그 빛이 만상을 삼켰도다

빛과 경계를 모두 잊어버리니
다시 이 무슨 물건인고?




* 경허선사 선시中 --


誰是孰非  夢中之事

北邙山下  誰爾誰我


" 누가 옳고 누가 그른가

 모두가 꿈속의 일이로다

 북망산 아래

 누가 너이고 누가 나이더냐"

 



* 경허선사의 친필  --










만공선사의 친필  --